티스토리 뷰

 

 

 

 

 

 

 

                         흙수저 뒤에는 부실한 공교육이 있다

 

 

 

 

 

언제부터 '흙수저'라는 단어가 젊은이들의 사고를 지배한다. 처음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고 떠들 때에는 우스개 소리로 넘겼지만 어느 새 한국사회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흙수저,금수저라는 단어가 사회전반을 지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계층간의 활발한 이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도움,배경없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사회'라는 의견이 사회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흙수저론이사실로 진리로 고착화되면 한국사회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사회내 계층간의 이동이 왜 어려울까. 이유로 사회경제적불평등.사회정의부재,재벌폐해,대기업중심의 정부정책,중소기업쇠락,교육기회불평등, 대학서열화, 부동산투기.세계화 등등이 제기된다. 미국,유럽,일본등 선진국가에서도 한국과 비슷한 흙수저론이 자리잡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선진국에서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이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 계층에서 더 나은 계층으로 올라서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기회의 땅이라고 일컬어진 미국에서조차 흙수저론이 이미 1990년대부터 나왔다. 미국에서는 상위 계층을 제외한 계층에 대한 기회의 제한이 주로 심화된 소득 불평등에 기인한다고 믿고 있다. 1990년대  선진국의 흙수저론이 한국으로 전이되지 않았던 이유는 계층간의 이동이 한국은 비교적 활발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고속성장이 국민들의 소득성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한국에서 사회계층간 활발한 이동을 촉진시킨 것은 교육이었다. 교육만 잘받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사회를 지배했다.


교육을 통한 계급이동,성공,출세는 "교육에 대한 강한 믿음"을 전제로 한다. '교육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믿음이 있을 경우에만 교육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이 인생최고의 가치를 가질 때, 권력층이,부유층이 교육을 탐내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교육현실은 어떠한가. 한국교육은 세계화,산업계의 급속한 변화, 세계교육의 혁신을 반영하지 못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학습방법은 필기와 암기이다. 필기와 암기는  인공지능.로봇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한국은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아무리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도 서울대,연고대를 졸업하면, 의대를 졸업하면, 사법,행정,외무고시에 합격하면 출세 또는 부가 보장되는 사회였다. 그러나,1997년 겨울 IMF가 몰아치면서 한국경제의 기존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푸른눈의 깡드시 IMF총재가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보고 충격받지 않은 이가 있었는가. 2000년대 들어 부동산투기,벤처붐이 불면서 부유층,벤처기업가들이 벌어들인 소득은 상상이상 이었다. 노동자들이 평생벌어도 모을 수 없는 돈을 순식간에 벌어들이는 상황이 벌어졌다. 운동선수,연예인이 수십억,수백억을 벌어들이는 세상으로 변했다. 공부가 전부인 세상이 사라진 것이다. 교육의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 심지어 공부무용론도 대두되었다.


2천년대들어 FTA등 자유무역 협정들이 속속들이 들어오면서 한국산업계는 변화가 일어났다. 농어촌은 몰락했고, 전통적인 굴뚝산업은 중국등으로 넘어갔고, 혁신을 내세운 자동차,반도체,전자 업종들만 글로벌 기업들로 성장했다. 한국기업들의 세계화를 이끈 주역들 다수는 국내파가 아니라 유학파였다. 암기,필기위주의 공부를 한 국내파 학생들은 단순사무직으로 전락했고, 세계학문을 선도하는 해외명문대 유학파가 삼성,LG등의 글로벌화에 앞장섰다. 전자,반도체,IT.,금융부분에서 유학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상징적인 인물이 삼성의 진대제사장이다. 심지어 천재한명이 수만명,수십만명을 먹여살린다는 말도 나왔다.


한국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명문대졸업생보다는 해외유학파와 해외에서 스카웃한 인재들의 고용을 서둘렀다.삼성,LG,SK,포스코등은 해외명문대 졸업생,석박사학위자들을 찾기 바뻤고, 미국,유럽,인도출신의 수재들을 기업으로 끌어들였다. 상대적으로 서울대,연고대등 국내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고용을 줄였다.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알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 이들 글로벌 기업들은 세계로 확장해야 하므로 외국어에 능통하고 세계각국의 실정을 잘하는 유학파,현지 교포2세들의 고용을 늘렸다.


선진국교육은 빠른 변화를 추구하는데 반해 한국공교육은 과거에 안주했다. 한국교육은 필기,암기,필기시험이 주 골격이다.1년동안 교과서 한권과 선생님의 보충학습교재만 공부하면 문제가 없다.오로지 필기,암기이다. 발표가 없고, 학생들의 열띤 토론이 없다.시험은 대부분 4지선다형 아니면 5지선다형이다. 일부학교는 시험문제도 가르쳐준다. 대학조차 리포트는 돈내고 사고, 시험은 족보를 찾아 준비한다. 졸업 논문은 대부분 베끼기이다. 시험공부안해도,졸업논문을 제대로 제출안해도 교수에게 사정사정하면 졸업하는데 문제가 없다. 석.박사논문도 대부분 베끼기수준이다. 그렇다보니 국내대학 석박사는 인정을 안한다.


암기,필기는 학생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공부의 깊이가 없다. 토론,발표를 통해 학생들은 지식을 정리하고,사고를 논리적으로 연마해서 더 좋은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토론,발표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주제관련 다양한 서적,잡지,논문을 찾고, 정리할 수 있다. 논리적 사고,추리를 통해 자신만의 주장,의견,이론이론이 만들어 지고 이는 리포트,작은 논문으로 결과물을 내놓게 된다.공부의 깊이가 있다. 필기와 암기로 대표되는 한국교육의 실상을 잘 아는 기업가라면 한국내에서 인재들을 찾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흙수저론이 급부상한 배경을 우리는 부실한 공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공교육 질이 너무 낮아 공교육을 받은 학생을,인재를 믿을 수가 없는 환경이 되면서 기업은  국내 대학에서 고용을 줄이고,해외유학파를 찾고 있다. 그에 더해 부패한 보수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채용부정이 사회에 만연해 있었다. 어차피 공교육이 쓸모가 없으니 데려다 다시 교육시키면 그놈이 그놈이라는 판단이 사회에 팽배했다. 결국 학연,지연,부모의 배경이 채용의 중요판단기준으로 변했다. 공교육 자체가 부실하므로 흙수저가 아무리 공부잘해도 인정받기 쉽지 않은 것이다.' 공부잘한 굼뜬 수재보다 차라리 눈치빠른 놈이 낫다'는 것이 일반사람들의 생각 아닌가. 


초중고교 졸업하면서 토론한번 제대로 해본 학생이 있는지 의문이다. 교사는 토론할 주제와 주요질문을 제시하고, 학생들은 여러날을 도서관에 살면서 자료를 찾으며 친구들과 의논하고, 정보를 교환한 후 자기만의 생각을 담아 리포트를 작성하거나 소논문을 만들고, 이어 발표와 열띤 토론을 하는 수업현장을 상상해보라! 교과서 한권만 찢어질정도로 줄쳐가면서 외우고,보충교재에서 강조한 것 외우고, 족보찾아 시험준비하는 학교현장과 비교가 되는가. 독서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학교분위기는 공교육을 사실상 망가뜨렸다. 


흙수저론은 초중고 교육의 질이 낮아지고 대학,대학원교육이 무용지물인 환경에서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불필요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무서운 것은 4차산업혁명이다.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기,암기로 교육받은 학생들은 아무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필기,암기에 아무리 신공(神功)을 가졌다한들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을 이길 수가 없다. 수 십년을 바둑에 몰두했던 이세돌9단이, 15억의 중국을 대표하는 커제9단이 인공지능을 장착한 알파고에 무릎을 끓었다. 인공지능이 앞으로 더 개발되면 무너질 분야는 부지기수다. 수재들만 간다는 의대,법대,경영대부터 날라갈 판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시족으로 살아가고 있다. 공무원서비스 상당부분이 인공지능을 장착한 로봇으로 대체될 것임은 분명하다. 당장은 공무원으로 살아갈 수 있지만 현재 학계,산업계에서 활발하게 개진되는 4차산업혁명은 공무원 일자리도 오래가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공무원직종중 단순반복 직종들은 미래를 찾기 힘들다. 컴퓨터를 다룰줄 모르는 노인들을 위한 서비스로 국한될 것이다. 국민대부분이 휴대폰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시대가 오면 공무원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동사무소,구청들의 창구업무들 상당수는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벌써 은행,보험,증권업계에서부터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지 않은가. 

  

흙수저론이 한국사회에서 사라지게 하려면 공교육의 내실화를 서둘러야 한다. 정부,기업이 한국 공교육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자리잡는다면 공교육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을 등용할 것이고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다. 우수한 공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정부의관리가 되어 혁신적인 정책을 세우고, 한국 글로벌 기업으로 가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세계의 대기업, 연구소들은 한국공교육의 우수성을 알고 채용을 늘릴 것이다. 그야말로 선순환이다. 공교육에 대한 강한 믿음은 공교육을 통해 배출된 가난한 집안 출신들 자제들에게 더욱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반대로 공교육이 무너지면 흙수저론은 하나의 진리로 굳어질 것이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